"패션의 완성은 스니커즈"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수많은 '코어'와 '트렌드'가 혼재하는 요즘, 아디다스 삼바나 푸마 스피드캣처럼 낮고 날렵한 단화부터, 발렌시아가 3XL와 같은 거대한 어글리 슈즈까지 종잡을 수 없는 다양한 스니커즈가 길거리를 채우고 있다. 실루엣으로 차별화를 둘 수 없다면, 남은 포인트는 '컬러'다. 특히 요즘 같은 봄 날씨에는 '색깔'을 통해 착장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컬러감 있는 스니커즈를 찾자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컬러웨이가 원색인 스니커즈를 신으면 스니커즈가 전체 착장의 무드를 해칠 수 있다. 여러 컬러웨이가 섞인 스니커즈는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다 한철만 신고난 뒤 신발장에 틀어박힐 게 뻔하다. 그래서 봄에도 찰떡이지만 다른 계절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파스텔 톤 스니커즈 7선을 모았다. 다양한 브랜드와 겹치지 않는 컬러웨이로 구성했다.

| 아식스 언리미티드 젤 카야노 14 화이트 펀 (발매가 17만 9,000원)

아식스 언리미티드 젤-카야노 14 화이트 펀

아식스의 시그니처 모델인 젤-카야노 14의 국내 한정 제품군 중 하나. '언리미티드'라는 캠페인 아래 애니메 요소를 차용한 세계관은 스니커즈에도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다섯 종의 출시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컬러웨이가 대중적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화이트 펀 모델이 제일 적합하지 않을까. 붉은 빛이 옅게 맴도는 젤 쿠셔닝과 분홍빛 타이거 스트라이프 디테일이 주는 감성은 4월의 스니커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아디다스 가젤 인도어 오렌지 필 클라우드 화이트 (발매가 13만 7,900원)

아디다스 가젤 인도어 오렌지 필 클라우드 화이트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스니커즈다. 태연, 르세라핌 허윤진 등 셀럽들의 인스타그램에서 포착됐던 모델이기 때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젤 인도어 모델에 봄 날씨 스타일링에 착 달라붙는 톤 다운된 오렌지 컬러웨이는 어쩌면 치트키 조합이다. 반투명 아웃솔은 스니커즈의 전체 색감을 해치지 않아 더욱 싱그러운 무드를 내준다. 슈레이스는 화이트와 오렌지 두 종이 제공되니 골라 끼는 재미도 있다는 점.

| 트래비스 스캇 x 나이키 에어 맥스 1 사턴 골드 (발매가 18만 9,000원)

트래비스 스캇 x 나이키 에어 맥스 1 사턴 골드

이름만 보고 리셀가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나마 아직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델이기 때문. 분명 '스캇 협업'이라 하면 다른 주류 모델이 많을텐데 왜 이 스니커즈를 선정했는지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실물파다. 낮은 채도의 옐로우 컬러로 뒤덮인 뚱뚱한 에어 맥스 실루엣은 독특하면서도 무난한 스타일링을 도와준다. 은은하게 녹아있는 역스우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알아주기 바란다.

| 리복 클럽 C 그라운드 UK -민트 (발매가 13만 9,000원)

리복 클럽 C 그라운드 UK 민트

클럽 C 그라운드 UK는 리복의 축구 아카이브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라인으로, 축구 경기장의 테라스를 모티브로 개발된 실루엣을 자랑한다. 하지만 거기서 그친다면 아쉽지 않은가. 컬러까지 잔디의 감성을 가져가 주면 더욱 그 헤리티지가 살 것이다. 폭 넓은 컬러 선택지가 있지만, 그중 파스텔 톤의 민트 컬러가 적용된 부드러운 가죽 소재 어퍼는 빈티지한 아웃솔과 만나 더욱 봄에 걸맞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 강혁 x 리복 프리미어 로드 모던 미드 민트 (발매가 26만 9,000원)

강혁 x 리복 프리미어 로드 모던 미드 민트

강혁과 리복의 만남으로 탄생한 프리미어 로드의 디자인은 그야말로 혁신적이다. 그래서 이제 와서 초창기 한정판 컬러웨이 모델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비인기 컬러웨이에 미드탑 스니커즈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트 컬러라는 별칭을 달고 있지만 차가운 스카이 블루를 통으로 적용해 난해함을 준다.

| 킨 재스퍼 스니커즈 다크 포레스트 (발매가 15만 9,000원)

킨 재스퍼 스니커즈 다크 포레스트

킨이 반짝 유행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럴 때일수록 비인기 컬러웨이 모델은 한 끗 다른 스타일링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물빠진 민트 컬러와 비비드한 블루 컬러의 조합은 화사하면서도 차분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하이킹 슈레이스의 투박한 느낌과 대비되는 뭉툭한 앞코와 낮은 굽은 전체 스타일링에 귀여움을 더한다. 킨의 매력은 이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조화에서 출발한다.

| 디스이즈네버댓 x 뉴발란스 550 라벤더 (발매가 17만 9,000원)

디스이즈네버댓 x 뉴발란스 550 라벤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의 대명사 격인 디스이즈네버댓과 뉴발란스의 협업이라고 해서 힙한 무드만을 챙긴 건 아니다. 오히려 빈티지하게 워싱된 라벤더 색감은 다양한 팬츠에도 잘 어울릴 것이다. N 로고와 밑창은 블랙 컬러를 채택해 봄이지만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핑크와 퍼플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오묘한 컬러감은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봄부터 시작해 사계절 내내 신을 수 있을 것이다.

봄바람 휘날릴 때 신기 좋은 파스텔 톤 스니커즈 7선